공무원 연금관리공단도 못믿는 국민연금

국민연금 대신 공무원연금 들겠다”

[조선일보 2005-11-1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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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아닌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직원

[조선일보 박용근 기자]

공무원 신분이 아닌 공공기관 임직원이 40여년 뒤 재원이 고갈된다는 ‘국민연금’에서 탈퇴해 정부가 지급을 보장하는 ‘공무원연금’으로 옮겨 가려는 법안이 제출됐다.

15일 재경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 가입 대상인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하 공단) 임직원 500여명에 대해 제한적으로 공무원으로 간주, 공무원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 제출됐다.

이 법안은 5년 안에 제주도로 옮겨갈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노조의 요청에 따라 일부 제주 출신 의원들이 의원 입법으로 제출했으며, 국민연금 가입자가 공무원으로 직업을 바꾸지 않은 채 공무원연금으로 이적(移籍)하려는 첫 움직임이다.

공단 노조측은 “우리가 공무원연금에 가입해야 책임감을 갖고 공무원연금을 운영할 수 있다”며 “선진국에서도 공무원연금 운용 주체는 공무원연금에 가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관동대 김상호 교수는 “공무원연금은 이미 공단 임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운영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만성 적자 상태”라며 “매년 수천억원씩 세금 지원으로 버티는 공무원연금제도에 공단 임직원들이 ‘무임 승차’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은 지난 5년간(2001~ 2005년) 총 1조원의 적자를 냈으며 공무원연금법 규정에 따라 적자를 전액 정부 예산으로 메워주고 있다.

반면 직장인·자영업자 등 일반인이 가입하는 국민연금은 현재 상태로 갈 경우 오는 2047년 완전 바닥나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을 것으로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법안에 대해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는 “허용할 수 없다”며 “법안이 통과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행자부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허용할 경우 한국전력·주공·토공·KBS 같은 공기업이나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같은 수많은 공공기관도 공공 기능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국민연금→공무원연금’ 탈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근기자 [ yk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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