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낭만과 자존심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협상을 마치 독립운동 하듯이, 혹은 민주화 운동하듯이 투쟁적으로 하고 있다. 주권회복, 자주국방 주장이 그렇고 미국에 “예예”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렇고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을 수구세력으로 몰아세워 공격하는 등 공연히 혼자 흥분하는 것이 여간 불안해 보이지 않는다.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행사는 미국이 빼앗아 간 것이 아니라, 또 조건이 갖추어지면 언제든지 단독으로 행사하라는 것이 미국측 입장임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성난 사람처럼 전시작전통제권을 당장 환수 받아야 한다고 큰 소리를 내고 있다. 한미간에 협의 중에 있고 10월 한미안보 연례회의에서 결론이 나올 것임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각종 연설 때마다 미국이 내놔야 하고 우리는 빼앗아 와야 할 것같이 반복해서 이를 주장하고 있다. 반복주장의 이유는 불리한 정국을 전환시키기 위함이 분명하다. 영원히 전시작전통제권 독립행사를 하지 말자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만한 안보조건을 우선 갖춰야 한다는 것이 모든 국민의 바람이다. 또한 그 조건을 갖추는데는 국방비의 급작스런 증액이 국민이 감당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한나라당이 점진적 독립행사를 주장하는 이유는 노무현 정권이 안보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보수집과 분석에 있어 이미 구멍이 뚫렸음이 입증되었다. 또한 국민이 막대한 추가 국방비를 부담 할 수 있을 만큼 경제사정이 충분치 못하다는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세계적인 집단안보 체제를 유독 우리가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아무리 자존심 세고 부자인 사람도 자주치안, 자주소방, 자주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은 없다. 공동으로 하면 경비가 줄어 청년실업대책 등 다른 복지에 얼마든지 쓸 수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문제를 준비하되 조용하게, 미국과 충분히 협의하여,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서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충고한다.

1. “작전통제권이야말로 자주국방의 핵심. 자주국방은 주권국가의 꽃”
– 한국이 아무리 전력증강 해도 세계 최대 4강의 힘이 교차하는 동북아에서 자주국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허장성세에 불과
– ‘자주국방’을 ‘주권’ 논의로 연계시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포퓰리즘
⇒ 지금은 천문학적 액수의 국방비를 감수하기 보다 선진국 도약을 위한 경제발전과 국내 양극화 문제에 국력을 쏟아야 할 때

2. “지금도 환수 가능하고, 2009년도 가능하다”
– 그러나 정작 국방부는 2012년은 되어야 한다는 입장
⇒ 누가 봐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발언하고 있고, 국방부는 희망사항만 반복하고 있어 →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불안해
⇒ 작전통제권 환수가 지금도 가능하다면 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대고 “뭘 모르고 반대하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납득을 시켜야

3. “남북간 군사협상을 할 때도 한국군이 작통권을 갖고 있어야 대화를 주도할 수 있다”
– 대통령은 작통권 이양 후에도 주한미군은 철수하지 않고 오히려 전력을 증강한다고 주장했음. 이러한 상황에서 작통권 하나 달랑 가져온다고 북한이 우리와 핵·미사일 논의해줄리 만무
– 북한이 작통권 환수 후 주한미군 주둔 명분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올 시, 참여정부, 미국더러 나가달라고 설득할 일만 남아

4.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한다. 숫자가 결정적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니다.”
–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주한미군사령관도 공언한 바 있음.
– 그러나 주둔군의 병력 구성과 내용, 전시증원 인력에 대해 미국과 구체적으로 협의한 바 없어
⇒ 참여정부의 궁극적 목표가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최소화”라는 것을 미국 정부가 다 아는데 무슨 근거로 대통령은 미국이 한미동맹을 강화시키고, 대한국 방위공약을 지금처럼 지켜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가?

○ 한반도 문제는 태생부터 국제적 문제였던 바, 미국의 실질적 지원 없이는 핵문제는 물론 한반도 통일도 불가능
⇒ 독일이 주변국의 독일통일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리고, 미국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통일 이전에 독·미동맹을 강화한 사실을 반드시 상기해야
⇒ 통일 후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동맹은 ①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이 없고, ② 한반도에 사활적 이익을 가지고 있어 유사시 달려와 줄 능력과 의지가 있으며, ③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이념을 공유하고 있는 미국임을 잊지 말아야
비전 로드맵은 제대로 협의되고 있는지 밝혀라